지성의 샘터

미디어콘덴츠의 기독교왜곡

이성수
2023-03-15
조회수 357

〈순교자, 1965〉를 비롯하여, 〈할렐루야, 1997〉와 〈밀양, 2007〉, 〈불신지옥, 2009〉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게임>, <수리남>,<더 글로리>에 이르기까지 기독교를 소재로 하거나 기독교신앙자체를 다룬 한국의 문화콘텐츠들이 넘쳐나고 있다. 급기야는 <나는 신이다> JMS를 다룬 다큐까지 등장했다.

영화드라마에서 그려지고 논쟁되는 기독교신앙은 대개가 병리적이거나 희화적이라는데 있다. 〈순교자〉에서 목사는 민중의 고통을 잊게 하는 아편투약자 같은 역할에 충실한 것처럼 그려진다. 한편 기독교적 소재를 다루었던 영화로 큰 흥행을 거둔 〈할렐루야〉에서 교회는 지극히 희화화된 측면이 많았다. 최근 〈밀양〉에서나마 기독교는 보다 진지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리고 이번 〈불신지옥〉에서는 공포적 소재로서의 기독교적 신앙(물론 광신적 양태이긴 하지만)이 대중에게 제공되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중에게 인식되는 기독교, 특별히 개신교는 우습거나 무섭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모 개그프로의 엔딩 멘트를 빗대어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기독교(특별히 개신교)에 대한 비정상적 묘사는 계속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 강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영화의 이미지가 사회전반에 팽배한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연동되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강하게 구축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개신교계는 무엇보다 이런 악순환의 연속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이미지 개선작업의 중요성을 절감해야 한다. 물론 영화가 현실인식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도리어 영화를 통해 교회의 모습을 자성하고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동시에 교회공동체 본연의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고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을 시급히 병행해야 할 것이다. 불교계의 전폭적 지원을 통해 탄생한 영화 〈달마야 놀자!〉가 불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고양시켰다고 평가되는 것처럼, 개신교계 역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일련의 문화선교와 이미지 구축 작업을 통해 실추된 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대는 이미지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이미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왜 우리를 그런 식으로만 표현하는가”라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지혜와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