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샘터

인구절벽 쓰나미

이성수
2019-03-24
조회수 155

‘인구절벽 쓰나미 직격탄’… 작년 어린이집 5년 연속 감소

 어린이집·유치원 실상은 / 작년 32만6900명 출생… 올 30만 붕괴 전망 / 합계출산율 0.98명… 사상 첫 1명 밑으로 / 어린이집 3만9171개… 전년比 1067개 줄어 / 가정어린이집 1502곳 폐원 결정적 영향 / 유치원 8987개… 1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 / 초등학생 수도 7년 만에 42만1092명 줄어 / “폐원 불가피한 어린이집 퇴로 마련하고…지방 보육시설 위한 정책 수립 필요한 때”

 인구절벽의 거대한 쓰나미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뒤덮고 있다. 그 여파가 초등학교, 중·고교, 대학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900명(8.6%) 감소했다. 1970년대만 해도 한 해 100만명대에 달하던 출생아 수가 2002년 49만명대로 반 토막 났다. 올해는 30만명대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명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어린이집 수는 3만9171개로 전년 대비 1067개가 감소했다.

 어린이집 수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1919개에서 2013년 4만3770개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2014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로 전환한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다. 어린이집 수는 2014년 4만3742개로 전년 대비 28개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1225개, 2016년 1433개, 2017년 846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1067개 감소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국가교육통계센터 등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집 수 감소는 0세에서 2세까지의 영아를 보육하는 가정어린이집 감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가 재난급 출산 감소로 영아를 보육하는 가정어린이집이 가장 먼저 문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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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만3632개에 달한 가정어린이집은 2014년 전년 대비 318개 감소로 전환한 이후 2014년 1244개, 2016년 1476개, 2017년 942개 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8651개로 전년 대비 1005개가 줄면서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어린이집 신설과 폐원을 비교해 봐도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2345개에 달했다. 가정어린이집 1502개, 민간 어린이집 762개가 문을 닫았다. 새로 문을 연 어린이집은 1362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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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 어린이집 정도를 제외하고 가정어린이집을 포함해 민간어린이집, 법인·단체 어린이집의 폐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학부모들이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을 선호하다 보니 가정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은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세종시를 제외하고 16개 시도에서 어린이집이 모두 감소했다. 서울이 전년 대비 218개 감소했고, 경기가 143개, 경남이 102개, 전북이 100개, 대전이 99개 줄었다. 이어 경북 87개, 강원이 63개, 대구 59개 등 순이다.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세종시는 어린이집이 343개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년대비 54개 증가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은 “어린이집 수 감소가 출생아 수와 직결돼 있고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어린이집 중심으로 어린이집 숫자가 크게 줄고 있다“며 “저출산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보육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감소에 이어 유치원 수도 1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전국 유치원 수는 8987개(지난해 10월 1일 기준)로 2017년 9029개에서 42개 줄었다. 2004년 8246개로 전년(8292개소) 대비 46개 감소한 뒤 14년 만에 처음 유치원 숫자가 줄었다.

 신입원아 수도 지난해 30만596명으로 전년 30만8648명보다 8052명 줄었다. 2016년 신입원아 수가 32만5099명으로 전년(33만2248명) 대비 7149명 감소하며 감소세로 전환한 뒤 3년 연속 감소 중이다.

 초등학교에도 인구감소 쓰나미의 여파가 도달했다. 전체 학교 숫자와 증가세가 간신히 유지되고 있으나 학생 숫자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2011년 313만2477명이던 초등학생 숫자는 지난해 271만1386명으로 42만1092명 감소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인구학) 교수는 통화에서 “2년 연속 출생아 수가 30만명대를 기록했고, 내년이면 20만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민간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의 경우 수익이 나지 않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치원 회계시스템 도입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지만 그것보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집, 유치원에 대한 퇴로를 마련하고 지방 보육시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등 미래를 위한 국가의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록적인 초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통계청이 오는 28일 발표할 ‘2017∼2067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서 출생아 수 감소 추이도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16년 발표한 장래추계에서 지난해 출생아 수를 ‘중간 수준의 출산율’을 가정한 중위 추계 기준 41만1000명을 예측했다. 실제 출생아 수 32만6900명과 무려 8만4100명이나 차이가 벌어졌다. 낮은 출산율을 가정한 저위 추계에서는 37만6000명을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크게 빗나갔다. 출산율 가정 자체가 틀렸으니 출생아 수 가정은 빗나갈 수밖에 없었다.

 통계청은 2016년 장래추계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중위 추계로는 1.22명, 저위 추계로는 1.13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 0.98명을 기록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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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은 이미 2017년 1.05명으로 추락하며 통계청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유례없이 빠르게 감소한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인구추계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통계청은 이번 특별추계에서 출생아 수 감소 추이와 합계출산율 추이, 그에 따른 인구 감소 시점을 애초 예상보다 앞당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지난해 11월 “출산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해 총인구 감소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은 이번에 발표할 특별추계에서 출산에 영향을 주는 혼인이나 출산패턴 변화 등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반영하는 출산단기모형을 새로 개발해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박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