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샘터

민중ㅡ성경오용의 실례

이성수
2017-12-21
조회수 100

 

요즘 사람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중에 '민중'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민중의 소리, 민중가요, 민중예술... '민중'이란 단어가 넘쳐나는데, 알고 보면 기독교인이라면 가려야할 말 중 하나다. 특히 목회 현장에서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할 표현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민중(民衆)이란 말을 쓰는 사람들은 이 말이 국민(國民)이라는 말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민중이란 계급을 이르는 말이다. 동일한 민(民)자가 사용되지만, 《국민》이 엄연한 국적을 갖고 그 국가를 구성하는 성원을 뜻하는 것과는 달리, 《민중》은 지배를 받는 피지배 계급이라는 강력한 전제를 띤 용어다. 그래서 그것은 사실상 북한이 쓰는 인민(人民)과 같은 쓰임새로서 남한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북한의 <인민>을 남한에서 <민중>으로 쓰는 것이다.


이 단어가 남한에 정착된 데에는 일부 개신교 신학자/목회자들의 영향이 크다.그런데 성경을 아무리 뒤져봐도 민중(民衆)이라는 말에 합당한 어휘는 없다. 꼭 찿아내라면 히브리어, 헬라어성경을 통틀어 네 개 정도의 단어를 들 수 있다. 첫째가 어떤 지역의 거주민을 뜻하는 암(עַם), 둘째가 단순 모임을 뜻하는 카할(קהל), 세째가 단순히 몰려든 군중을 뜻하는 오클로스(ὄχλος),

네째가 라오스(λαός)다.


'민중'이라는 용어를 가장 조직적으로 들여온

<민중신학>에서는 그 중 오클로스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오클로스가 정체성이 특정 되지 않은 민중인데 반해, 라오스는 비교적 정체성이 있다는 점에서 '백성'으로 번역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민중신학이 추구하는 바가 오클로스에 가깝다.

민중신학을 '오클로스 신학'으로 보는 것은 구약의 하빠리,하삐루(Hebrew)와의 연계성에도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엄청난 언어적 조작이 가해졌다는 사실이다.

성서에서 흔히 people로 번역된 어휘들, 곧, 단지 '많다', '밀려든다'는 의미를 뜻하는 populos에서 유래한 말 people이 가진 본래의 의미를 '민중'(民衆)이라는 과도한 개념으로 투사시킨 것은 그 people의 진정한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다.

성서 기자들은 사실 그 어떠한 계급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람들'의 의미로서, 그리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백성"(the people of the Lord)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인데, 민중신학자들은 거기에 계급의 채색옷을 입히고, 도리어 가장 낮은 계급(플로레타리아트)으로 전락시켜버린 격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세례 요한이

"야 이 독사의 자식들아ㅡ" 할 때

그 독설의 첫 대상은 오클로스였다.(눅 3:7).

그러고는 곧바로

텔로네스(세금 공무원)와

스트라테우노마이(군인 공무원)가 따라 붙어

회개의 세례를 받더니만

이들 모두를 향해 부르기를 오.클.로.스.가 아닌 라.오.스.라고 부른다.

누가는 가장 플로레타리아트 친향적 기자이지만 결국 라오스를 채택한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기독교의 하나님을 오클로스의 하나님으로만 규정짓는 것을 신약성서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서 볼 때 '민중'(民衆)은 철저히 이데올로기에 의거해 가공된 말임을 눈치챌수 있는 것이다. 성경을 읽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유념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백성(라오스) 중에는 군인도 있고 세무공무원도 있고 독사의 새끼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심오한 표현은 그만두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민중(民衆)이라는 개념은 일부 신학자들이 성경을 오용한 결과로 만들어진 존재하지 않는 단어이며

자본주의/자유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실존하지 않는 계급이다.

그리고 엄중하게 본다면 그것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인민(人民)이라는 용어를 번역해온 말에 가깝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