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샘터

성탄과 낙태

이성수
2017-12-19
조회수 608
강림절을 보내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조용하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축성탄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는데도 예전의 기대감,설레임,흥분과 뜨거움은 없고 오셨는지 가셨는지 가물가물하다. 잠깐 마음을 돌려보기 위해 사도신경에 나오는 성탄문구를 읽어본다.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

τòν συλληφθέντα ἐκ πνεύματος ἁγίου, γεννηθέντα ἐκ Μαρίας τῆς παρθένου,

이 원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잉태하사'를 뜻하는 쉴레프텐타(συλληφθέντα)와
'나시고'를 뜻하는 겐네텐타(γεννηθέντα)이다.

둘다 남성 수동태 분사로
전자 쉴레프텐타는 '잉태' 라기보다는
"(스스로) 사로 잡혀주었다"는 뉘앙스이며,
후자 겐네텐타는 출산이라기보다는
'독생하신...' 할 때
'_생하신'이라는 뉘앙스이다.
그리고 두 분사에는 ἐκ+속격이 따라 붙어 있다.
즉 '밖으로' 유출되었다는 것이다.
성령 밖으로ㅡ
마리아 밖으로ㅡ
정확히 보면
[여자가 낳는게 아니다]

사도신경은 넓게 펼쳐진 성서를 응축시켜서 보여준다.
사도들이 믿던 모범이고 바울도 포함된다.
왜냐하면 사도신경이니까ㅡ

근자에 이 크레도를 생략하는 개신교 목사들과 교회들도 있다. 매우 시건방진 태도다. 자신들이 사도들보다 더 권위가 있다는....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ㅡ에서 처녀의 원형으로 이샤야가 말한 알마(עלמה)는 그냥 결혼 적령기의 젊은 여성이다. 동정녀라는 뜻이 아니다.

이것이 70인역 번역자들에 의해, 그리고 신약성서 저자에 의해 동정녀를 뜻하는 파르테노스(παρθένος)로 번역되었다.

파르테논 신전이 '처녀의 집'이라는 뜻임에서 알 수 있듯 종교적 의미로서 파르테노스는 신전 창기라 불리울 정도로 모욕적이고 치명적인 호칭인데, 신약성서가 이 단어를 채택한 것은 마리아의 잉태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어떠할 것인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위험과 부담을 고스란히 감수해 낸 마리아의 나이는 불과 13세였다.

아무리 봐도 그토록 힘겨운 상황에 대한 믿음을 기대하기에는 무모한 나이 아닌가?

그런데 마리아는 이 모든 수모적 위험을 다 짊어졌다. 요즘 같으면 100% 낙태했을텐데.....

낙태합법화를 시도하는 정치인들, 특히 카톨릭 여성 정치인들....본인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를 스스로의 행위로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