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사역본부

인도봉사이야기12(도마순교지를찾아서)

이성수
20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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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콜소리에 벌떡 일어나니 4시다. 요렇게 좋은 호텔에서 침대의 안락함을 더 누리지 못하고 상큼한 블랙퍼스트도 먹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뭇내 아쉽다. 공항에 나와보니 이른새벽임에도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다. 세계2위 인구대국답다. 인도는 티켓팅할때마다 결재카드를 요구한다. 이상하네. 이미 결재 끝났는데 그걸 왜 확인하지? 좌석이 확보되지 않아 일단 두그룹으로 나누어 첸나이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잠시 헤어졌다. 기다리는 두시간동안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여유도 즐겼다. 첸나이 시내로 들어서자 마자 트래픽이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종일 이 모양일텐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영도라는 한국식당에서 된장찌게와 김치찌게로 식사를 하자 때깔이 훤해진다. 첸나이에는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최장로님이 20년 전에 와봤던 곳인데 그때와는 많이 변했단다. 가이드 아제르 쿠마르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도마순교지로 향했다. 쿠마르는 자기가 크샨트리아계급이라며 긍지에 찬 어조로 자기신분을 밝힌다. 인도가 법적으로는 카스트제도를 철폐했다고 하지만 인도인들의 의식속에는 아직도 계급 의식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것을 엿볼수 있었다. 그놈의 신분계급이 무엇인가? 실제로 13억 중에 빈곤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하층민인 수드라에 속하여 천민신분과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다. 그들의 삶은 고달픔 그 자체이다. 도시마다 전개되는 움막과 노숙자 집단의 모습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한 인도의 사회상을 고발한다. 무엇보다 수천년간 흘러온 종교에 의한 의식과 문화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숙명처럼 안고 사는 것이다. 오호! 통재라. 이민족을 어찌할꼬. 2천년전에 이곳에 도마가 왔고 빛과 생명의 복음을 전했건만 그들은 아직도 종교의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흑암과 혼돈이 지배하는 나라. 운명과 절망의 지배른 받는 민족. 그 중에서도 도마가 전한 복음을 지켜온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경이로움을 느낀다. 싼토메성당은 카톨릭에 속한 고딕식 건물이었다. 온통 하얀 색깔이다. 내부는 19세기의 고즈녁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하에 도마무덤과 그의 손가락 뼈가 있다. 부활을 의심한 도마에게 아무도 손대지 못한 부활체를 만지도록 허락하신다. 그리고 주님을 향하여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이는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더불어 기독교신앙의 뼈대를 이루는 고백이다. 잔잔한 파도같이 감동이 밀려온다. 깊은 호흡을 하고 두 눈을 부릅뜬다. 2천년 전에는 도마가 쓰임받았지만 이제는 우리 차례다.

모든 여정을 마쳤다. 이제는 집으로 가야지.